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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기업구조조정

회생절차 개시 결정까지 기업이 준비해야 할 것들

by blog36665 2026.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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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미 = 한국기업회생협회 제공 / 회생절차 개시 결정까지 기업이 준비해야 할 것들

 

신청은 시작일 뿐, 개시결정 전 3~6주가 회생의 성패를 좌우한다

많은 경영자들이 “회생절차를 신청하면 곧바로 법원의 보호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신청과 동시에 회생절차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법원이 신청서를 접수한 뒤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리고, 조사위원을 선임해 기업의 존속 여부를 심사한 다음, 비로소 ‘개시결정’을 내린다. 이 기간은 통상 3주에서 6주, 사안에 따라 그 이상 걸리기도 한다. 나는 한국기업회생협회 회장이자 한국M&A컨설팅협회 사무총장으로서 수많은 기업의 회생 현장을 지켜보며, 바로 이 ‘신청 이후 개시결정까지의 공백기’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갈린다는 사실을 확인해 왔다. 개시결정은 저절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기업에게만 신속하고 확실하게 주어진다.

회생절차의 흐름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회생절차는 ‘신청 → 보전처분·포괄적 금지명령 → 조사위원 선임 및 조사 → 개시결정’의 순서로 진행된다. 법원은 신청과 동시에 채무자의 재산 처분을 제한하는 보전처분과, 채권자의 개별적인 강제집행·가압류를 막는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려 기업의 재산과 영업을 동결·보호한다. 이후 법원이 선임한 조사위원이 기업의 재무 상태,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를 비교 분석해 회생 가능성을 심사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법원이 개시결정 여부를 판단한다. 문제는 이 심사 기간 동안 기업의 자금은 계속 빠져나가고, 핵심 인력과 거래처는 동요하며, 채권자들은 기업의 진정성을 예의주시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개시결정을 받기 전까지의 준비가 곧 회생절차 전체의 성패를 가르는 골든타임이라고 할 수 있다.

① 자금수지표와 현금흐름 자료부터 정리하라

개시결정 전까지 기업은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유지해야 하며, 이 기간에 발생하는 비용은 공익채권으로서 우선 변제해야 한다. 따라서 신청 전에 최소 3~6개월치의 상세한 자금수지표와 현금흐름 계획을 준비해 두어야 한다. 인건비, 임차료, 원자재 대금 등 필수 지출과 예상 매출을 구체적으로 소명하지 못하면, 조사위원과 법원은 기업이 개시결정 기간을 버틸 수 있는지조차 의심하게 된다. 자금이 바닥난 상태에서는 아무리 사업성이 좋아도 개시결정을 받기 어렵다.

② 채권자·거래처와의 신뢰관계를 지켜라

포괄적 금지명령이 내려지면 채권자들의 개별 추심은 막히지만, 그렇다고 채권자와의 관계가 저절로 안정되는 것은 아니다. 주요 채권자, 특히 리스사·금융기관·핵심 거래처에는 회생절차의 목적과 향후 계획을 사전에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조사위원은 채권자들의 반응과 협조 여부를 회생 가능성 판단의 중요한 근거로 삼는다. 거래처가 등을 돌리면 매출이 끊기고, 매출이 끊기면 계속기업가치 자체가 무너진다.

사진 = 한국기업회생협회 윤병운 회장 / 기업회생, 기업회생개시결정, 보전처분, 포괄적금지명령, 계속기업가치, ARS기업구조조정프로그램

③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것을 소명하라 

법원과 조사위원이 개시결정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은 ‘청산가치보다 계속기업가치가 높은가’이다. 따라서 기업은 사업계획서, 매출채권 및 재고자산 현황, 핵심 기술과 특허, 주요 고객 계약, 향후 3~5년 손익 추정 등 계속기업가치를 뒷받침할 자료를 사전에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막연히 “다시 살아나겠다”는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 수치와 근거로 증명된 사업성만이 개시결정을 이끌어낸다.

④ 관리인 체제와 실무 대응팀을 정비하라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기존 대표이사가 관리인으로 선임되는 것이 원칙(DIP 제도)이지만, 경영 부실에 중대한 책임이 있는 경우 제3자 관리인이 선임될 수 있다. 개시결정 전까지 조사위원의 자료 요청과 실사에 신속하고 성실하게 대응할 실무 대응팀을 구성해야 한다. 기업구조조정전문가, 기업회생지도사, 법률대리인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체제를 미리 갖춘 기업일수록 조사 기간이 단축되고 개시결정도 빨라진다.

⑤ ARS(자율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 활용 여부를 검토하라

서울회생법원은 신청 기업이 사적 구조조정이나 M&A를 통해 정상화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개시결정을 최대 3개월까지 보류하고 자율적인 협상 기회를 주는 ARS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ARS는 신청과 동시에 별도로 요청해야 하며, 채권단과의 협상 진척 상황을 법원에 소명해야 하는 만큼 사전에 협상 전략과 자료를 준비해 둔 기업만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실폐 사례) 사전 준비 부족이 부른 이스타항공의 지연

이스타항공은 2020년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된 뒤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이 가중되자, M&A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한 뒤 회생을 신청하려 했다. 그러나 인수 의향을 보였던 기업들이 부담을 느껴 잇따라 발을 빼면서 회생 신청 자체가 지연됐고, 그사이 기업가치는 계속 훼손됐다. 결국 법원이 먼저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려 재산을 동결한 뒤에야 2021년 2월 개시결정이 이루어졌다. 회생계획 인가까지는 9개월이 걸렸고, 그 과정에서 리스사와의 채권 규모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회생채권을 4,200억원에서 3,300억원대로 낮추는 진통을 겪었다. 이 사례는 개시결정에 앞서 인수자 확보와 이해관계자 조율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하면, 신청 자체가 늦어지고 기업가치가 그만큼 더 깎여나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성공 사례) 신청과 동시에 시간을 번 쌍용자동차의 ARS 전략

쌍용자동차는 2020년 12월 21일 이사회에서 기업회생(법정관리)을 결의하면서, 회생절차개시 신청서와 함께 회사재산보전처분 신청서, 포괄적 금지명령 신청서, 그리고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 신청서(ARS)를 ‘동시에’ 접수했다. 이 전략적 준비 덕분에 쌍용차는 기업회생을 신청한 직후에도 정상적인 영업을 유지하면서 채무 상환을 자동으로 유예 받았고, 최대 3개월간 대주주 마힌드라 및 새로운 투자자와의 매각 협상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 법률대리인단은 회생절차개시 신청과 동시에 ARS 적용을 법원에 요청함으로써, 개시결정을 미룬 채 사적 구조조정을 시도할 기회를 만들어냈다. 이후 KG그룹과의 M&A 계약이 체결되고 2022년 8월 회생계획이 인가되면서, 쌍용차는 KG모빌리티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이는 개시결정 전 단계에서부터 M&A와 구조조정 전략을 치밀하게 준비한 기업이 어떻게 시간과 주도권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개시결정 전 3~6주, 준비된 기업만이 골든타임을 지킨다

회생절차 개시 신청은 위기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심사의 시작이다.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해서 기업이 곧바로 법원의 보호를 받는 것이 아니라, 개시결정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만 본격적인 회생절차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 관문을 통과하는 힘은 준비에서 나온다. 자금수지표, 채권자와의 신뢰, 계속기업가치 소명자료, 관리인 체제, 그리고 ARS와 M&A 전략까지 — 이 다섯 가지를 신청 전에 체계적으로 준비한 기업은 개시결정을 신속하게 받아내고 그만큼 빨리 정상화의 궤도에 오른다. 반대로 준비 없이 신청만 서두른 기업은 개시결정이 지연되는 동안 기업가치가 잠식되고, 최악의 경우 회생 가능성 자체를 의심받는다. 나는 기업회생 컨설팅 현장에서 항상 강조한다. “회생신청서를 내는 순간이 아니라, 그 이전에 무엇을 준비했는가가 회생의 성패를 결정한다”

“개시결정은 법원이 내리지만, 개시결정을 받을 자격은 신청 전 준비 과정에서 이미 결정된다.”

기업회생과 기업구조조정, M&A는 서로 다른 절차가 아니라 하나의 연속선상에 있다. 개시결정 전 준비 단계에서부터 M&A 가능성과 자율구조조정 방향까지 함께 설계해야, 개시결정 이후의 회생계획도, 그리고 그 이후의 두 번째 성장곡선도 흔들림 없이 그려낼 수 있다. 나는 앞으로도 위기에 놓인 기업들이 개시결정이라는 첫 관문에서부터 흔들리지 않도록, 준비된 회생을 돕고 싶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회생절차를 신청하면 개시결정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A.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신청일로부터 3주에서 6주가량 소요됩니다. 보전처분·포괄적 금지명령과 조사위원의 조사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며, ARS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최대 3개월까지 개시결정 자체를 보류할 수도 있습니다.

Q. 개시결정 전에도 회사는 정상적으로 영업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은 채권자의 개별 추심과 재산 처분을 제한할 뿐, 회사의 영업활동 자체를 막지 않습니다. 다만 이 기간에 발생하는 비용은 공익채권으로 우선 변제해야 하므로 철저한 자금수지 관리가 필요합니다.

Q. 개시결정이 기각될 수도 있나요?

A. 그렇습니다. 채무자회생법 제42조에 따라 절차 비용을 예납하지 않거나, 신청이 성실하지 않거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명백히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에는 개시신청이 기각될 수 있습니다. 계속기업가치를 뒷받침할 소명자료를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Q. ARS 프로그램은 모든 기업이 이용할 수 있나요?

A. 회생절차 개시 신청과 동시에 별도로 신청해야 하며, 채권단과의 협상 가능성 등을 법원에 소명해야 합니다. 쌍용자동차 사례처럼 신청 전부터 채권단·투자자와의 협상 구도를 준비해 둔 기업일수록 ARS의 실질적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필자 소개

윤병운 | 한국기업회생협회 회장 · 한국M&A컨설팅협회 사무총장

기업회생·기업구조조정·M&A 분야의 실무 전문가로서, 다수의 위기 기업 정상화와 회생기업 M&A 자문을 수행해 왔다. ‘회생절차 개시결정은 준비된 기업에게만 주어진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경영자들이 신청 전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실무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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