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업회생&기업구조조정

회생기업의 비핵심 자산 매각 전략, 무엇을·언제·어떻게 팔아야 하는가

by blog36665 2026. 10. 2.
반응형

회생기업의 비핵심 자산 매각 전략, 무엇을·언제·어떻게 팔아야 하는가

유동성 확보를 넘어 기업가치를 지키는 구조조정의 기술

이미지제공 = 한국기업회생협회, 기업회생, 비핵심자산매각, 재무구조개선, 자구계획, 세일앤리스백, 자산매각M&A, 유동성확보, 회생컨설팅

 

위기에 처한 기업이 가장 먼저 꺼내는 카드는 대개 '자산매각'이다. 공장을 팔고, 부동산을 처분하고, 계열사 지분을 넘긴다. 그런데 현장에서 지켜보면 같은 '자산매각'이라는 단어를 쓰면서도 결과는 극단적으로 갈린다. 어떤 기업은 비핵심자산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고 핵심사업에 집중해 재도약하고, 어떤 기업은 급한 불을 끄려다 핵심자산까지 헐값에 내놓으며 회생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필자는 한국기업회생협회 회장이자 한국M&A컨설팅협회 사무총장으로서 수많은 구조조정 현장을 경험하며, 이 차이가 '무엇을 파느냐'보다 '어떤 순서와 기준으로 파느냐'에서 갈린다는 것을 확인했다.

비핵심자산 매각은 '선택'이 아니라 '순서'의 문제다

회생절차에 들어간 기업, 혹은 그 직전의 기업에게 자산매각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법원과 채권단은 회생계획의 실행 가능성을 자산매각 계획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고, 자구계획의 신뢰성 자체가 '얼마나 팔 수 있는가'에서 출발한다. 문제는 순서다. 핵심사업과 무관한 자산부터 순차적으로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기업과, 가장 빨리 팔릴 것 같은 자산부터 손대다가 결국 핵심자산까지 매각 대상에 올리는 기업은 1~2년 뒤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된다. 비핵심자산 매각의 목적은 단순히 '현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핵심사업을 지키기 위한 시간과 자본을 버는 것'이어야 한다.

무엇이 핵심이고, 무엇이 비핵심인가 — 판단기준 세 가지

실무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어디까지가 비핵심자산인가"이다. 필자는 세 가지 기준으로 판단한다. 첫째, 현재의 핵심 매출·이익과 직접 연결되어 있는가. 둘째, 향후 3~5년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성장동력으로 쓰일 수 있는가. 셋째, 매각했을 때 핵심사업의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가. 이 세 가지 질문에 모두 '아니다'라고 답할 수 있는 자산―유휴 부동산, 비영업용 회원권, 핵심사업과 무관한 계열사 지분, 가동률이 낮은 설비, 임대 중인 사옥 등―이 1순위 매각 대상이다. 반대로 매출의 상당 부분을 만들어내는 생산라인이나 핵심 기술·인력이 결합된 사업부는 아무리 매각가가 높아도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자산이다.

회생기업에서 자산매각의 성패는 얼마를 받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지켰느냐로 판가름난다.

 

성공 사례 ① 두산그룹 ― 비핵심자산 매각과 세일앤드리스백으로 재무구조를 지킨 자구계획
2020년 코로나19로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가 커지자 두산그룹은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원을 긴급 지원받는 대신, 3조원 규모의 자체 자구계획을 이행하기로 했다[1]. 그룹은 핵심사업인 발전·에너지 부문을 지키기 위해 비핵심자산을 순차적으로 시장에 내놓았다. 서울 두산타워를 마스턴투자운용에 8,000억원에 매각하면서도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을 택해 그룹이 계속 임차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2], 골프장인 클럽모우CC와 네오플럭스, 두산솔루스, 두산인프라코어 등도 매각 대상에 올려 자산매각·유상증자·사재출연을 병행했다[3]. 핵심은 매각 순서였다. 두산중공업의 발전설비 생산기반이나 핵심 기술자산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하고, 부동산·레저·비주력 계열사 지분 등 핵심사업과 분리 가능한 자산부터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그 결과 그룹은 당초 계획보다 빠른 속도로 자구안을 이행하며 경영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4].

 

사진제공 = 한국기업회생협회, 기업회생, 비핵심자산매각, 재무구조개선, 자구계획, 세일앤리스백, 자산매각M&A, 유동성확보, 회생컨설팅

반면교사 사례 ② 성동조선해양 ― 매각 시점을 놓치며 핵심자산까지 흔들린 구조조정
한때 수주잔량 기준 세계 10위권까지 올랐던 성동조선해양은 2010년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뒤에도 4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지원받으며 연명했지만, 비핵심자산 매각이나 사업재편을 통한 자력 회복의 골든타임을 살리지 못한 채 2018년 결국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5]. 회생절차에서는 핵심기술이 결합된 야드까지 분할매각 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고, 세 차례에 걸친 공개매각이 모두 투자자의 자금력 부족으로 무산되면서 회생계획안 인가기한을 넘겨 청산 위기에 몰렸다[6]. 비핵심자산부터 선제적으로 정리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핵심 생산역량을 지켰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이 사례는 매각의 '순서'와 '시점'을 놓치면 결국 지켜야 할 핵심자산까지 매물로 내놓을 수밖에 없는 악순환에 빠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핵심자산 매각, 다섯 가지 실행 원칙

첫째, 매각 리스트를 만들기 전에 '지켜야 할 자산'을 먼저 정의해야 한다. 지킬 것을 정하지 않은 매각 계획은 결국 핵심자산까지 손대게 된다. 둘째, 자산별로 매각 우선순위와 예상 처분가, 처분 가능 시점을 구체적으로 수치화해 로드맵으로 만들어야 한다. 셋째, 급하게 팔수록 가격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회생절차 초기에 선제적으로 매각을 시작해야 제값을 받을 수 있다. 넷째, 담보로 묶여 있는 자산은 채권자와의 사전 협의 없이는 매각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므로 법률·회계 전문가와 함께 담보구조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 다섯째, 매각 대금의 용처를 명확히 해야 한다. 단순히 빚을 갚는 데만 쓰는 것이 아니라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정상화에 재투자하는 구조를 설계해야 회생계획에 대한 법원과 채권단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매각 방식의 선택 — 세일앤드리스백, 분할매각, 공개입찰

비핵심자산을 매각하는 방식도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사옥이나 공장처럼 계속 사용해야 하는 부동산은 매각 후 임차해 쓰는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이 유리한 경우가 많다. 두산타워 매각이 대표적인 사례다[2]. 여러 사업부나 자산을 한 번에 팔기 어려운 경우에는 분할매각을 통해 매수자의 자금 부담을 낮춰 거래 성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성동조선해양 사례처럼 분할매각이 반복되면 자산 간 시너지가 훼손되고 매각가가 지속적으로 낮아질 위험이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6]. 회생절차 내 자산매각은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공개입찰로 진행되며, 법원의 허가와 관리·감독을 받는다.

서울회생법원의 역할과 자산매각 허가 절차

회생기업의 자산매각은 경영자 임의로 결정할 수 없다.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 처분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서울회생법원은 매각절차의 투명성과 매각가의 적정성을 감독한다. 관리인은 매각 대상 자산의 감정평가를 거쳐 최소 매각가격을 설정하고, 공개입찰 또는 수의계약 절차를 통해 매수자를 선정한 뒤 법원의 허가를 받아 매각을 완료한다. 이 과정에서 법원은 매각이 회생계획의 수행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지는지, 핵심사업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지를 함께 살펴본다. 따라서 회생기업이라면 매각 리스트를 작성하는 초기 단계부터 법원·관리인·회계전문가와 함께 협의하는 것이 매각 지연과 가격 훼손을 막는 지름길이다.

비핵심자산 매각은 축소가 아니라 재도전을 위한 설계다

비핵심자산 매각을 단순히 '회사가 쪼그라드는 과정'으로 바라보는 경영자가 많다. 하지만 현장에서 확인한 바로는, 비핵심자산을 제때 정리하고 그 자금을 핵심사업에 재투자한 기업만이 회생 이후 다시 성장곡선을 그릴 수 있었다. 두산그룹이 비핵심자산을 지켜야 할 핵심사업과 분리해 선제적으로 매각하며 자구계획을 이행한 것과, 성동조선해양이 매각의 순서와 시점을 놓치며 핵심자산까지 흔들린 것은 같은 '자산매각'이라는 단어 안에 담긴 완전히 다른 두 가지 길을 보여준다. 회생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은 결국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지킬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전략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전략의 출발점은 언제나 '비핵심자산부터, 제때, 제값에' 파는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비핵심자산과 핵심자산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A. 현재의 핵심 매출·이익과 직접 연결되어 있는지, 향후 3~5년의 성장동력으로 쓰일 수 있는지, 매각했을 때 핵심사업 운영에 지장을 주는지를 함께 따져야 합니다. 세 가지에 모두 해당하지 않는 자산이 우선 매각 대상입니다.

Q.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은 어떤 경우에 유리한가요?

A. 사옥이나 공장처럼 매각 후에도 계속 사용해야 하는 부동산일 때 유리합니다. 자산은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면서도 임차를 통해 영업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Q. 회생기업의 자산매각은 경영자가 임의로 결정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 처분은 법원의 허가가 필요하며, 감정평가와 공개입찰 등 투명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Q. 비핵심자산 매각 시점을 놓치면 어떤 위험이 있나요?

A. 성동조선해양 사례처럼 매각이 지연될수록 매각가가 낮아지고, 결국 핵심자산까지 매각 대상에 포함시켜야 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습니다.

 

필자 소개

윤병운 | 한국기업회생협회 회장 · 한국M&A컨설팅협회 사무총장.

윤병운 회장은 기업회생·기업구조조정·M&A 분야의 실무 전문가로서, 다수의 위기 기업에 대한 재무구조 개선, 비핵심자산 매각 자문, 회생기업 M&A를 수행해 왔다. '비핵심자산은 포기가 아니라 핵심사업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경영자들의 구조조정 의사결정을 돕고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