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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기업구조조정

회생기업의 원가절감, 단순한 비용삭감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by blog36665 2026.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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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기업의 원가절감, 단순한 비용삭감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이익을 만드는 원가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재도전이 가능하다

이미지=한국기업회생협회 제공, 기업회생, 원가절감, 원가구조개선, 기업구조조정, M&A, 회생계획, 경영정상화, 팬오션, 쌍용자동차

 

회생절차에 들어간 기업의 경영진이 가장 먼저 꺼내 드는 카드는 대개 원가절감이다. 인력을 줄이고, 지점을 닫고,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를 멈추고, 협력업체 단가를 낮춘다. 당장의 현금 유출을 막는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필자는 한국기업회생협회 회장이자 한국M&A컨설팅협회 사무총장으로서 기업구조조정과 M&A 현장을 지켜보며, 비용삭감만으로 끝난 회생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확인해 왔다.

핵심 요약  회생기업의 원가절감은 ‘얼마를 줄였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지키면서 어떤 구조로 바꿨는가’로 평가받아야 한다. 단순 비용삭감은 1회성 효과에 그치지만, 원가구조 재설계는 회생 이후에도 이익을 만드는 체질을 남긴다.

회생기업에게 원가절감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조건이다

회생기업은 채무를 조정받더라도 회생계획에 따라 변제를 이행해야 한다. 매출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고정비가 현금흐름을 짓누르고, 원가율이 높은 사업은 팔수록 손실이 커진다. 그래서 원가절감은 회생계획의 이행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채권자와 법원, 그리고 인수 후보자가 회생계획안을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도 ‘이 회사가 앞으로 현금을 벌 수 있는 구조인가’라고 나는 판단한다.

문제는 방식이다. 위기 국면에서는 눈에 보이는 비용부터 일률적으로 자르고 싶은 유혹이 커진다. 인건비, 광고선전비, 연구개발비, 교육훈련비는 줄이기 쉽고 효과도 곧바로 장부에 나타난다. 하지만 이 항목들은 대부분 미래 매출과 경쟁력을 만드는 투자이기도 하다. 줄이는 순간 장부는 좋아지지만, 기업가치의 원천이 함께 깎여 나갈 수 있다.

비용삭감과 원가구조 개선은 무엇이 다른가

비용삭감은 지출의 총액을 줄이는 일이다. 원가구조 개선은 이익과 현금이 나오는 구조 자체를 바꾸는 일이다. 전자는 한 번 하고 나면 두 번째부터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지만, 후자는 한 번 만들어 두면 회생 이후에도 계속 이익을 만든다. 두 접근의 차이는 아래와 같다.

구   분 단순 비용삭감 원가구조 개선
접근 방식 전 부문 일률 삭감 원가 발생 원인을 분해해 선택적으로 개선
주요 대상 인건비·판관비·투자 등 눈에 보이는 비용 조달·생산·물류·계약조건·제품믹스 전반
핵심 사업 영향 품질·기술·영업력 훼손 위험 핵심 역량은 보호하고 재투자
효과의 지속성 단기·일회성 중장기·구조적
이해관계자 관계 신뢰 저하와 이탈 위험 협의와 상생 중심

 

원가구조 재설계, 4단계로 접근한다

필자는 회생기업 컨설팅에서 다음 네 단계를 순서대로 밟도록 권한다.

1단계, 원가를 분해한다. 제품·거래처·사업부별로 손익을 나눠 보면 매출은 큰데 팔수록 손해가 나는 품목과 고객이 드러난다. 전사 평균 원가율은 이 사실을 가린다. 원가 분해 없는 절감은 어두운 방에서 칼을 휘두르는 것과 같다.

2단계, 고정비의 성격을 다시 분류한다. 반드시 필요한 고정비와 조정 가능한 고정비를 구분하고, 임차료·리스·장기 공급계약·외주계약처럼 계약에 묶인 비용은 조건 재협상을 검토한다. 회생절차에는 관리인이 아직 이행이 끝나지 않은 쌍방 계약의 이행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적 수단이 있어(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19조), 평시보다 협상 여건이 열려 있는 경우가 많다.

3단계, 포트폴리오를 정리한다. 구조적 적자 사업과 수익성 낮은 거래처를 정리하고 역량을 핵심 사업에 모은다. 이때 정리는 ‘비용 절감’이 아니라 ‘수익구조 개선’으로 설계해야 한다.

4단계, 지켜야 할 것에는 오히려 투자한다. 핵심 기술 인력, 품질관리, 핵심 고객과의 관계, 영업망은 절감 대상이 아니라 보호 대상이다. 회생기업의 진짜 자산은 장부가 아니라 사람과 고객, 그리고 노하우에 있기 때문이다.

인용처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19조(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관한 선택), 국가법령정보센터 www.law.go.kr / 4단계 방법론은 필자의 실무 견해

사진=한국기업회생협회 윤병운 회장

반면교사 사례: 인력감축 중심 구조조정이 남긴 교훈

반면교사 사례 ① 인력감축 중심의 구조조정, 쌍용자동차 2009

쌍용자동차는 2009년 4월 전체 근로자의 약 36%인 2,646명을 감축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회사는 부채비율 561%, 당기순손실 약 7천억 원이라는 수치를 들어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노조의 공장 점거로 이어져 77일간 파업이 계속됐고,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막을 내렸다. 이후 마힌드라그룹이 2010년 11월 쌍용차를 인수해 2011년 3월 회생절차가 끝났지만, 쌍용차는 2020년 12월 다시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된다.

물론 재신청의 원인을 당시의 인력 구조조정 하나로 돌릴 수는 없다. 다만 인건비라는 특정 비용 항목의 축소에 무게가 실린 구조조정이 생산 차질, 노사 신뢰 훼손, 대외 이미지 하락 같은 ‘장부에 나타나지 않는 비용’을 함께 키웠을 가능성은 부정하기 어렵다. 절감의 규모보다 절감의 설계, 그리고 이해관계자와의 합의 과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인용처  경향신문 「노동투쟁의 모든 것 ‘쌍차사태’」(2015.10.17) / 시사IN 「쌍용차 정리해고 비극 되풀이될 것인가」(2021.1.13) / 미디어오늘 「쌍용차, 손실 규모 부풀려 정리해고 단행했다」(2012.6.4) / 인과관계에 대한 해석은 필자의 견해

 

성공 사례: 체질개선과 M&A를 결합해 구조를 바꾼 팬오션

성공 사례 ② 회생과 M&A로 수익구조를 바꾼 팬오션

국내 대표 벌크선사인 팬오션은 STX그룹 전체가 부실화되면서 2013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회생 과정에서 체질개선에 나선 팬오션은 회생계획안 인가 후 반년이 지나기 전에 영업이익 흑자로 돌아섰고, 2014년 상반기에 매출 8,018억 원, 영업이익 1,153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개선된 실적과 자금수지를 바탕으로 회생채권을 조기 변제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어 2015년 6월 하림그룹 컨소시엄이 참여한 변경회생계획안이 가결돼 팬오션 인수가 확정됐고, 하림은 인수대금 1조 79억 원을 납입했다. 이 계획안은 인수대금으로 회생채무를 조기에 변제하는 것이 골자였다. 하림 편입 이후 팬오션은 곡물 사업을 시장에 안착시키고 원가절감과 영업 확대를 병행하며 2018년 1분기까지 17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물론 이 성과에는 벌크운임지수(BDI) 회복 같은 시황 요인도 작용했다. 그럼에도 시사점은 분명하다. 팬오션은 비용을 줄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곡물 유통이라는 새로운 수익원과 인수자의 전략적 필요를 결합해 ‘원가를 낮추는 회사’에서 ‘이익을 만드는 회사’로 구조를 바꿨다.

 인용처  딜사이트 팬오션 기사(2013 회생절차 신청) / 이데일리 「팬오션, 회생채권 166억원 조기변제..경영정상화 ‘총력’」(2014.8.31) / 이투데이 「[종합] 축산업체 ‘하림’, 선사 ‘팬오션’ 품다…」(2015.6.12) / 이데일리 「팬오션, 하림그룹 편입 효과 톡톡…17분기 연속 흑자행진」(2018.5.11) / 일요신문 「하림, 팬오션 인수 앞과 뒤」(2014.12.31) / 머니투데이 「팬오션, 턴어라운드 탄 해운업 대표주로 부상」(2017.12.4)

원가절감 성과를 M&A와 채권자 협의에서 ‘가치’로 증명하라

회생기업의 원가절감은 채권자 협의와 M&A 과정에서 다시 평가받는다. 인수 후보자와 채권자는 절감액 그 자체보다 세 가지를 본다. 첫째, 절감이 일회성인지 구조적인지. 둘째, 절감 이후에도 핵심 인력과 고객, 품질이 유지되는지. 셋째, 조정된 원가구조 위에서 정상 영업이익과 현금흐름이 얼마나 나오는지다.

따라서 절감 내역은 일회성 항목과 구조적 항목으로 나누어 기록하고, 근거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두어야 한다. 이 작업이 잘 된 회생기업은 인수자와의 협상에서 기업가치를 방어할 수 있다. 반대로 절감이 핵심 역량을 훼손한 흔적이 보이면 인수자는 그만큼 가격을 깎거나 거래를 포기한다. 원가절감은 재무제표를 예쁘게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기업가치를 증명하는 작업이다.

본 소제목의 내용은 필자의 M&A 자문 실무 경험에 따른 견해이며, 별도의 외부 인용처는 없음.

경영자를 위한 원가절감 점검 체크리스트

•    제품·거래처·사업부별 손익을 분해해 보았는가

•    절감 항목을 ‘줄여야 할 낭비’와 ‘지켜야 할 투자’로 구분했는가

•    임차·리스·장기계약 등 재협상이 가능한 고정비를 점검했는가

•    핵심 인력·핵심 고객·핵심 협력사의 이탈 위험을 평가했는가

•    절감 성과를 일회성과 구조적 항목으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는가

•    노조·협력업체·채권자 등 이해관계자와 사전에 소통했는가

회생기업이 줄여야 할 것은 비용이 아니라 낭비다

원가절감은 회생의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목적은 회생 이후에도 스스로 이익을 만들어 내는 기업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쌍용자동차 사례는 비용 항목 하나에 기대는 구조조정이 남길 수 있는 후유증을, 팬오션 사례는 체질개선과 새로운 수익원이 결합될 때 회생이 재도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회생기업이 줄여야 할 것은 비용이 아니라 낭비이며, 지켜야 할 것은 지출이 아니라 경쟁력이다.”

 

회생을 준비하는 경영자에게 권한다. 칼을 들기 전에 먼저 원가의 지도를 그려라. 어디서 돈이 새고, 어디서 돈이 만들어지는지 알아야 무엇을 자르고 무엇을 지킬지 결정할 수 있다. 그 판단이 바로 기업회생을 ‘실패의 낙인’이 아니라 ‘재도전의 출발점’으로 만드는 첫걸음이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회생기업의 원가절감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A. 제품·거래처·사업부별로 손익을 분해하는 원가 분석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어디서 이익이 나고 어디서 손실이 나는지 파악해야 절감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고, 핵심 역량을 훼손하지 않는 선택적 절감이 가능합니다.

Q. 단순 비용삭감과 원가구조 개선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A. 비용삭감은 지출 총액을 줄이는 1회성 조치이고, 원가구조 개선은 조달·생산·계약조건·제품믹스 등 이익이 나오는 구조 자체를 바꾸는 중장기 조치입니다. 회생 이후 지속적인 이익은 후자에서 나옵니다.

Q. 회생절차 중에도 계약조건을 재협상할 수 있나요?

A. 회생절차에서는 관리인이 아직 이행이 끝나지 않은 쌍방 계약의 이행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적 수단이 있습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19조). 구체적인 적용은 사안별로 달라지므로 회생 전문가와 법률 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Q. 원가절감 성과는 M&A에서 어떤 의미가 있나요?

A. 인수자는 절감액 자체보다 절감의 지속 가능성, 핵심 인력·고객의 유지 여부, 조정된 원가구조 위에서의 정상 영업이익을 평가합니다. 절감 내역을 일회성과 구조적 항목으로 구분해 근거와 함께 정리해 두면 협상에서 기업가치를 방어하는 데 유리합니다.

Q.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도 원가를 줄일 수 있나요?

A. 사업에 따라 가능합니다. 계약조건 재협상, 적자 제품·거래처 정리, 조달·물류 구조 개선 등 인력 외 항목에서 상당한 개선 여지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인력 조정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노사 합의와 핵심 인력 보호를 전제로 설계해야 합니다.

 

필자 소개

윤병운 | 한국기업회생협회 회장 · 한국M&A컨설팅협회 사무총장
윤병운 회장은 기업회생·기업구조조정·M&A 분야의 실무 전문가로서, 다수의 위기 기업 정상화와 회생기업 M&A 자문을 수행해 왔다. 재무제표와 현금흐름은 물론 원가구조, 사업 경쟁력, 시장 변화, 경영진 역량까지 종합적으로 진단하는 ‘경영 중심의 회생 컨설팅’을 지향하며, ‘기업회생은 실패가 아니라 재도전을 위한 경영전략’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경영자들의 골든타임 의사결정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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